[中 금리인상 파장] 한국 수출 경쟁력 상대적 상승할 듯
입력 2010-10-20 20:59
중국이 2년10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함에 따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상폭이 낮아 성장률이나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절상에 대한 의지로 해석돼 세계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일 “장기적으로 중국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면 부정적인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올해 안으로 추가적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자산가격 상승세 약화, 위안화 가치 상승이 원화가치의 동반 상승(환율 하락), 수출 감소로 나타나 우리 경제에 부정적일 것이란 우려에 대한 설명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적은 인상폭이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오히려 길게 보면 위안화 절상 효과로 중국산 수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출이 줄어들게 돼 우리나라 수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 실장은 “금리 인상은 위안화 절상을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렇게 되면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경합을 벌이는 한국 제품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환율전쟁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금리 인상이 위안화 절상으로 이어져 환율 문제에 대한 갈등 국면을 해소시킬 것”이라며 “차기 지도자 자리를 굳힌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경제정책과 맞물려 중국이 안정적 성장으로 가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조정 압력이 본격화되면 한국 경제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 절상은 한국의 원화에 대한 절상 압력으로도 작용한다.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세계경제의 회복 탄력이 떨어지면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세계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중국이 ‘경제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여 한국 경제와 세계경제가 급격히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