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금융문제 뭐든 물어보세요”… 금감원 간부, 서민 고충상담 신선

입력 2010-10-20 18:43


“대출금을 끼고 집을 팔았는데 새 주인이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은행에서 저보고 갚으라고 독촉합니다.”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1층 금융민원센터. 은행 빚에 몰려 신용불량자가 된 한 시민의 하소연을 곰곰이 듣고 있던 김용환 수석부원장이 30여분간 여기저기 확인 전화를 하더니 해결책을 내놨다.

그 결과 해당 은행이 양수도 계약도 맺지 않고 빚 독촉을 하고 있는 점을 파악해 신용불량자 예외조치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부원장이 이처럼 서민들의 금융애로 해결사로 나선 것은 금감원의 찾아가는 금융민원 서비스의 일환이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김 부원장 등 3명의 부원장과 8명의 부원장보가 돌아가며 민원상담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 부원장은 이날 오전 내내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돈을 맡길 곳을 몰라하는 고객에게 금리가 괜찮은 곳을 찾아주는 일, 부도가 난 건설회사를 신용보증회사에 연결해주는 일 등을 처리했다. 또 수시로 인터넷 민원을 들여다보고 전화를 받아가며 소비자들의 궁금증도 풀어줬다.

김 부원장은 “금융기관들만을 상대로 한 감독만 처리하다 실제로 서민들을 만나 보니 무엇을 궁금해하고 고통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아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임원뿐 아니라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분야의 담당국장과 팀장들로 확대해 민원상담업무를 상시제로 바꿀 방침이다. 기회가 되면 금융법안 입법과 관련된 국회의원들도 초청해 1일 상담 체험을 권유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선 금융회사에서 파견된 상담직원 40여명을 내년 6월까지 전원 복귀시킬 계획이다. 금감원 자체 전문상담원을 신규 채용, 그동안 금융회사가 져 왔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