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교회인 수정교회 파산 위기

입력 2010-10-20 17:55


[미션라이프] 미국 대형교회의 대표격인 캘리포니아주 수정교회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4년 간 담임 목사 교체의 어려움 속에서 헌금 등 기부가 줄면서 재정 문제가 불거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는 18일 채권단의 소송으로 남캘리포니아 법원에 ‘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려면 챕터(chapter)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해야 한다. 기업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 법원 감독 아래 채무 상환이 일시적으로 연기되면서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교회는 200만 달러 이상의 채무로 인해 3개의 민사소송건에 휘말려 있었다. 직격탄은 지난해 성탄절행사인 ‘성탄의 영광’ 프로그램을 위해 빚을 지면서부터. 채권자들이 일단 유예기간을 던져 행사는 치러졌지만 이후 협상 결렬로 파산 보호를 신청한 것이다.

교회는 채권단과 함께 모든 벤더들에게 진 빚을 갚는 데 힘쓰겠다고 밝히고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파산보호 신청에서 벗어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쉐일라 슐러 콜맨 담임목사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회 사역은 계속 될 것”이라며 “주일예배를 비롯해 주간 TV 방송인 ‘권능의 시간’(Hour of Power), 수정교회 아카데미와 고등학교, 주간 교회 활동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콜맨 목사는 또 자신은 현재의 재정적 고통에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금의 어려움은 지난 55년간의 사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동차극장에서 시작한 교회는 실패할 것이라 말했지만 우리는 얼마나 성공했습니까. 사람들은 70년대에 예배 실황을 TV로 중계할 때도 실패할 것이라 말했지만 그것 역시 틀렸습니다. 우리는 두렵지 않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가든 그로브에 위치한 수정교회는 파산에 대한 소문이 지난해부터 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가 4층짜리 사무실 건물을 매각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올 봄 부활절 행사인 ‘부활의 영광’이 27년 만에 취소되면서 교회 직원들도 해고됐었다. 또 8월에는 로버트 슐러 목사의 가족들도 2달 동안 절반의 급여만 받겠다고 발표하는 등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정교회는 1만명 이상의 성도 숫자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 대형교회이면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진 교회다. 2006년 로버트 슐러 목사의 아들인 로버트 A. 슐러 목사가 리더십을 이어받았으나 ‘권능의 시간’ 프로그램의 방향에 동의하지 못하면서 사임했다. 콜맨 목사는 슐러 목사의 장녀로 지난 2009년부터 담임목사로 사역 중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