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명 사망한 아프간 전초기지 자폭테러… 美 CIA, 요르단 정보부 경고 묵살 탓
입력 2010-10-20 21:12
지난해 말 아프가니스탄 코스트의 미 중앙정보국(CIA) 전초기지 자살폭탄 테러는 CIA의 부주의와 실수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자폭테러는 CIA 아프간 지부의 정보책임자급 등 7명이 사망, CIA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은 19일(현지시간) 버지니아 랭글리 CIA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수개월간 진행된 자폭테러 사건의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요르단 정보부는 테러 발생 3주 전에 자폭테러범인 요르단 국적의 아부 무랄 알 발라위가 알카에다를 위해 일하고 있는 이중스파이일 수 있다고 CIA 측에 경고했다. 당시 발라위는 CIA의 최우선 제거대상인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소재 파악과 관련해 CIA 정보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보를 받은 CIA 요원은 이를 무시했으며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최고 기밀지역에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들어오는지도 점검하지 못하는 등 아프간 전초기지의 안전 조치도 미흡했다. 전쟁지역 근무 경험이 없는 일부 요원이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던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중스파이 발라위에 대한 사전 성분조사가 충분하지도 못했고, 대테러작전을 위한 일선 지부 간 협조도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쟁을 수행하는 정보기관으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네타 국장은 “많은 증거나 정보들이 (죽은 요원들과 함께) 사라졌다”고 말했다.
CIA는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 부서의 책임은 없는 것으로 자체 결론을 내렸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