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의원 아들 특채 논란 친인척 채용 다른 의원들로 확산

입력 2010-10-20 22:38

현역 국회의원의 20대 자녀가 국회 부의장실 4급 상당 비서관으로 특채됐던 것을 두고 ‘특혜 채용’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20일 아들 A씨(26)가 홍재형 국회 부의장실에서 지난 6월부터 4급 상당 기획비서관으로 일해 왔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국회 정무위 소속인 홍 부의장이 영어에 능통하고 경제 분야를 보좌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아들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정서에 일부 맞지 않는 점이 있는 것 같다”고 전제했지만, 채용과정에 특혜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입법고시에 합격한 국회 공무원이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는 데 8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보좌진 경력도 없는 20대가 4급 상당 비서관으로 특채된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많다. 노 의원은 지난 6월 당내 국회 부의장 경선 때 같은 충북 출신인 홍 부의장을 적극 지원했었다.

A씨는 논란이 일자 19일 홍 부의장실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특혜 채용 논란은 자녀나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다른 의원들에게로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은 딸을 5급 비서관으로, 같은 당 정양석 의원은 동생과 조카를 각각 보좌관과 비서로 고용하고 있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도 친동생을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은 동생, 동생의 처남, 시동생, 조카 4명을 모두 보좌진으로 채용했다가 지난해 교체했다. 구상찬 의원의 조카와 백성운 의원의 아들도 보좌진으로 일하다 사직했다.

하지만 해당 의원들은 자격 요건이 충분하다면 자녀나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해도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송광호 의원 측은 “송 의원 딸은 14대 때부터 의정 활동을 도와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양석 의원실은 “정 의원 동생은 정치적 동지”라고 했다.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박은수 의원은 동생을 채용한 이유에 대해 “목욕탕 등 사적 영역이나 지방출장 과정에서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강주화 노용택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