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리인상 파장] 국내 금융시장 ‘찻잔속 태풍’ 그쳐

입력 2010-10-21 00:32


코스피 13.12P 상승, 원·달러 환율 3.6원 하락

중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일단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국내 주식·외환시장은 20일 오전 한때 출렁거렸으나 중국의 금리 인상이 세계경제 긴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확산되며 곧바로 안정을 찾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12포인트(0.71%) 오른 1870.44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떨어진 1126.9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밤 세계 금융시장의 의표를 찌르는 듯한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 인상에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1.5% 가까이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미한 영향을 끼친 것은 기본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시각차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세계경제의 버팀목인 중국이 긴축 기조로 돌입, 세계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처음에는 이를 반영해 오전 한때 주가가 15포인트 이상 떨어지고 환율은 1140원대로 급등했으나 다시 반등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과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늘려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1900여억원어치를 팔았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시장 참가자들이 2004년, 2007년 세계경제 확장기 때처럼 중국이 금리 인상을 계속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금리 인상은 중국 내 부동산 거품을 방지하기 위한 단기적인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81%나 폭락했으나 오후 들어 분위기가 반전돼 0.07% 오르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아시아 주요 증시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1.65% 떨어지며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대만 가권지수는 0.97% 올랐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개장 초 1140원을 웃돌다가 결국 하락한 것은 중국의 금리 인상보다는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가 더 강한 힘을 발휘했음을 반영한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