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빚은 ‘핵심 멤버’ 빠져도 인기는 여전했다… ‘1박2일’·‘라디오스타’

입력 2010-10-20 18:12


핵심 멤버가 빠지면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우려와는 달리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프로그램들은 색다른 기획과 멤버들 간의 새로운 구도를 선보이며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MC몽은 ‘1박2일’에서 지난 9월 26일 방송부터 하차했고,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신정환은 ‘라디오스타’에서 지난 9월 23일 방송부터 빠졌다. 이는 캐릭터 간의 조합으로 재미를 창출하는 집단 버라이어티 체제에 큰 구멍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2008년 2월 공익근무요원 근무를 위해 하하가 빠진 MBC ‘무한도전’과 같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당시 3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무한도전’은 하하가 빠진 뒤로, 3월 평균 시청률이 20.5%(AGB닐슨 미디어리서치), 4월은 19%로 추락한 바 있다.

그러나 ‘1박2일’의 시청률은 MC몽이 하차하기 전인 8월(평균 29%)과 5인으로 꾸려가는 10월(29%)이 별 차이가 없다. ‘라디오스타’도 객원 MC 김태원이 투입된 최근 3주간의 방송이 8월(14%)의 시청률과 비슷했다.

김교석 문화평론가는 “무한도전의 경우 하하는 국방의 의무 때문에 하차해서 시청자들이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섭섭하고 그리운 마음을 가졌다. 그러나 신정환과 MC몽에 대해서는 여론이 부정적이었다. 그들의 결원에 대해 시청자가 느끼는 아쉬움이 덜해서 시청층 이탈도 적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1박2일’과 ‘라디오스타’는 새로운 기획으로 멤버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 ‘1박2일’ ‘당일치기-서울특집’편(9월 26일)은 그동안 주력해온 게임이 아니라, 여행의 의미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최근 2주간 방송된 ‘가을음악여행’편은 여행에 옛 노래를 접목시켜 화제가 됐다.

김대주 ‘1박2일’ 작가는 “게임에 강한 MC몽이 빠지면서 게임 위주로 가기보다는 주제를 던져주고 멤버들이 숙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션에 몰입하면서 멤버들은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 인물들 간 관계가 자연스럽게 조정됐다”고 말했다.

‘라디오스타’를 연출하는 박정규 MBC PD는 “물론 기발하고 정신없는 신정환의 캐릭터가 아쉽다. 하지만 정신없이 말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의 큰 틀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에서 또 재미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방송부터 객원 MC를 토니안으로 교체한 ‘라디오스타’는 당분간 객원 MC체제를 통해 새 MC를 찾을 예정이다. 반면 ‘1박2일’은 새 멤버 선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다양한 기획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