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거제 여객선, 50년만에 ‘시동끄다’
입력 2010-10-20 18:02
부산∼거제간 정기여객선이 50여년만에 운항을 중단해 주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0일 부산해양항만청에 따르면 부산∼거제간을 운항하는 여객선 선사 4곳이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생계대책 등을 요구하는 선원들의 집단행동으로 운항이 어렵게 됐다며 이날 휴항계를 냈다.
이에 따라 부산∼고현, 부산∼옥포, 부산∼장승포 등을 운항하던 여객선 6척이 운항을 중단, 하루 왕복 16편의 뱃길이 멈췄다.
부산 중앙동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는 이날 오전 8시 부산∼옥포행 여객선을 시작으로 오전 8시30분 고현, 오전 9시 장승포행 여객선이 줄줄이 휴항됐다. 21일까지 총 32편의 부산∼거제 노선 운항이 중단된다.
터미널 관계자는 “평소 오전 8시 전후로 150∼200명의 승객이 몰렸는데 오늘은 승객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사전에 ARS 전화 통보나 언론 등을 통해 선사의 부산∼거제 여객선 운항 중단소식이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여객선 선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여객선 종사원 생존권 보상투쟁위원회’ 소속 선원 100여명은 이날 여객선 선착장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대형버스에 나눠 탄 뒤 정부 과천청사로 상경투쟁을 떠났다.
현재영 투쟁위 사무국장은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인한 승객 감소가 불 보듯 뻔해 여객선사 직원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대체 일자리나 적절한 보상을 촉구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와 부산시 등을 항의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여객선사들은 “최소 5년간 영업손실을 보상해 달라”며 거가대교 건설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거가대교건설조합은 “거가대교 공사로 항로가 폐쇄되는 것이 아닌데다 국내에서 보상 전례가 없고 보상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어 손실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