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나토군 적극 호위 속 아프간 정부와 종전 협상 중
입력 2010-10-20 18:08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지도부가 평화협상을 위해 만났다.
파키스탄에 은신 중인 탈레반 핵심 관계자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호위를 받으며 은신처를 떠났으며, 수도 카불에서 종전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측근들은 탈레반 최고 지도위원회 ‘퀘타 슈라(Quetta Shura)’, 알카에다와 강력한 연계를 이룬 강경파 ‘하카니 네트워크’ 요원들과 대면접촉을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과 아프간은 탈레반 인사들이 조직 내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협상은 종전 협상을 위한 예비 단계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접촉은 최근 탈레반 소탕에 앞장서 왔던 나토, 미국 등 서방국과 파키스탄이 협상 후원자로 나서면서 성사됐다. 특히 아프간 전쟁 종식의 결정적 변수였던 파키스탄 정부의 도움이 컸다. 파키스탄은 지난 15일 브뤼셀에서 열린 ‘파키스탄 우방(FoDP)’ 각료급 회의 뒤 기자회견을 통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화해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탈레반 지도자들은 나토군에 공격 또는 체포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은 뒤에야 아프간으로 왔다. 또 일부 탈레반 지도자들은 나토군 항공기를 타고 국경을 넘어왔고, 나토군이 육상 이동경로의 안전을 책임지기도 했다.
이번 협상엔 4명의 탈레반 지도자가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3명이 ‘퀘타 슈라’ 소속, 1명이 ‘하카니’ 소속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미 백악관과 아프간 정부 측 요청으로 이들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