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 외국인 미녀 게릴라 공개 추적
입력 2010-10-20 18:08
“미녀 외국인 게릴라를 추적 중이다.”
콜롬비아 당국은 지난 18일 자국 내 최대 게릴라 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주요 조직원들의 체포 사실을 공표하면서 극히 이례적으로 한 여성 조직원에 대한 추적 사실을 밝혔다.
콜롬비아의 최대 뉴스메이커로 재부상한 인물은 탄자 니즈메이저(32)다. 암호명 ‘알렉산드라’를 쓰는 그는 조직 내 유일한 외국인 여성이라고 AF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니즈메이저는 지난달 정부군 공격으로 숨진 호르헤 브리세노 FARC 장군의 개인 비서로 최근까지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덜란드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여행기간 중 콜롬비아 페레이라에서 살며 심각한 빈부격차에 환멸을 느꼈고, 2002년 FARC에 자진 가입했다. 부모에겐 팩스로 FARC 가입 사실을 알렸다.
니즈메이저는 FARC 가입 후 수도 보고타의 사설학원 영어강사로 일하며, 정부 고위층의 정보를 캐는 임무를 수행했다. 폭탄 제조와 무기사용법을 익혀 2003년 4월 대규모 테러사건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건 2007년이다. 정부군은 FARC 캠프를 습격하면서 그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일기장엔 FARC 지도자 간 치졸한 말다툼과 특권 등 조직을 맹렬히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어 당시 콜롬비아 일간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니즈메이저는 이 때문에 상당한 징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FARC 지도부는 그의 언어 능력을 중시해 통역관에 재기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