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조영승 교수 “호킹의 빅뱅이론에 무신론 반영은 부적절한 접근”
입력 2010-10-20 17:40
“과학자는 과학으로 말해야 한다.” 이화여대 조용승(수학과·사진) 교수가 최근 빅뱅 이론을 근거로 무신론의 소신을 피력한 스티븐 호킹 박사에 대해 비판했다.
조 교수는 “호킹 박사는 창조주라는 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무신론 입장을 반영했다”며 “하나의 가설이자 이론일 뿐인 빅뱅 이론에 신의 존재 유무를 개입시켜 결론을 맺은 것은 과학자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과학자란 사실만 말할 책임이 있으며 과학적 가정에서 나온 이론은 과학적 근거를 통해서만 결말을 맺어야 하는데 호킹 박사는 갑자기 신의 문제를 개입시켜 과학자로서 부적절한 접근을 펼쳤다는 것이다.
그는 “과학은 우주와 자연에 내재돼 있는 법칙을 발견하고 현상을 유추해 이치를 추적하고 증명하는 것”이라며 “과학자는 이를 탐구해 우주 속 법칙과 이치를 증명하고 본질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는 이러한 과정에서 증명된 사실만 말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빅뱅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137억년 전 작은 알갱이의 대폭발과 팽창으로 형성됐다. 이는 허블 망원경의 관측 결과 우주는 팽창하고 있고 작은 입자들은 시간에 따라 측지선으로 움직이는 점을 착안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과 장방정식, 물리학에서 인정하는 ‘강에너지 양조건’을 적용한 이론이다. 빅뱅이 일어나는 지점이 시간과 공간이 생기는 우주 창조의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조 교수는 빅뱅 이론과 관련된 세 편의 논문을 썼으며, 최근 미국 물리학계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에 ‘측지공면 합동을 통한 특이점’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