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로잔대회… “교회가 화해의 복음 전하고 상처 치유하는 실천 앞장을”
입력 2010-10-20 18:20
“교회는 르완다의 후투족이나 투치족, 흑인과 백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한국과 북한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의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한 나라가 되도록 화해를 선포해야 합니다.”
제3차 로잔대회인 ‘케이프타운 2010’ 둘째날인 19일, ‘화해의 복음’이 강조됐다. 주제 강의에 나선 르완다 안토이니 루타이사이어 대표는 1990년대 극에 달했던 르완다 학살 사건을 예로 들며 교회는 ‘화해의 복음을 전하는 대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91년 당시 르완다 기독교인은 인구 89%에 달했다. 1901년 가톨릭 선교사를 통해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30년대에는 강력한 부흥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부흥운동은 주변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부룬디 등으로 확산되며 복음이 전해졌다. 그러나 59∼63년 발생한 유혈 충돌로 르완다 부흥운동은 멈춘다. 14%에 불과했던 투치족이 85%의 후투족을 지배하는 데 대한 불만으로 후투족이 독립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교회는 지배층인 투치족과 손잡고 성장을 거듭했고 정부의 차별정책도 묵인했다. 90∼94년에 발생한 ‘인종 청소’는 후투족 불만의 대폭발이었다.
루타이사이어 대표는 “비극적인 르완다 현대사 속에서 기독교 복음은 부분적 선택적이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시 교회는 부족 간 차별과 계층 간 왜곡, 사회 부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어떠한 메시지도 선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에서 “만약 우리가 속한 사회 안에 상처와 증오가 남아 있으면 교회의 비난과 비평은 당연한 것”이라며 “교회는 화해의 복음을 선포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실천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의 복음운동 사례도 나왔다. 한 팔레스타인 출신 발표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부친을 죽인 이스라엘 군인을 용서하고 위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또 그 군인 역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서 가족을 잃었다는 점에서 일체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