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은 바이올린, 집사님은 첼로, 권사님은 플루트… 만나교회 ‘오케스트라의 꿈’ 이루다
입력 2010-10-20 18:03
희랍어로 언덕이란 뜻의 ‘파구스(PAGUS)’. 경기도 성남시 만나교회가 지역 주민들을 위해 개방한 카페의 이름이며 이 교회 오케스트라 이름이기도 하다.
만나교회는 지난 4월 파구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김병삼 담임목사가 “못 이룬 꿈을 이루자”며 창단 아이디어를 냈다. 김 목사는 그에 앞서 주일예배 때 서투른 솜씨지만 성도들에게 직접 바이올린 연주를 들려주며 홍보를 했다고 한다. 입단 희망자를 모집하고, 악기 구입 등을 마친 뒤 5월부터 본격 연습에 돌입했다. 완전 초보자 70여명, 유경험자 30명, 교회 연주단 30명 등으로 시작한 오케스트라는 매 주일 오후 2시간씩 지도교사들의 강습을 받으며 연습에 몰두했다.
그리고 지난 17일 파구스 오케스트라는 만나교회 본당에서 창단연주회를 열었다. 30대부터 50대 중·후반 나이의 아마추어와 프로 연주자 100여명이 무대에 올랐고 성도, 지역주민 등 1200여명이 이들의 데뷔 무대를 지켜봤다. 이웃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만나교회의 특성답게 연주곡들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삽입곡, ‘거위의 꿈’ 등 대중가요 및 민요 등으로 구성했다.
지역에서 특별 초청된 계원예술고등학교 합창단, 푸른초장 브라스밴드는 ‘새 노래로 찬양하라’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을 선사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양육권이 위임된 청소년으로 구성된 푸른초장 브라스밴드의 감동적 무대에 김 목사는 즉석에서 후원금을 전달했다.
김 목사도 바이올린을 들고 여성 보컬과 함께 대중가요 ‘애인 있어요’를 연주,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공연은 ‘앙코르’ 요청이 이어지면서 예정됐던 1시간30분을 훌쩍 넘겨 끝났다. 김 목사는 “교회 공동체와 지역사회가 소통하는 문화공헌 활동이 선교의 또 다른 통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