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으로 본 기독교 100년] 죠션크리스도인회보와 그리스도신문

입력 2010-10-20 17:33


순한글 세로쓰기… 술·담배 금지 논설 최초로 실려

‘죠션크리스도인회보’는 1897년 2월 2일 미국 북감리회 선교사 아펜젤러가 창간한 신문으로 한국기독교 신문 출판의 효시라 할 수 있다. 이 신문은 1897년 12월 8일 제45호부터 조선의 국호가 바뀜에 따라 제호도 ‘대한크리스도인회보’로 변경하였다. 감리교의 ‘죠션크리스도인회보’가 나온 두 달 후인 4월 1일 미 북장로회 선교사 언더우드가 ‘그리스도신문’을 창간하였다. 두 신문은 매우 유사한 성격을 지녔지만 교파별로 따로 발행되다가 1905년 7월부터 장로교와 감리교가 공동으로 ‘그리스도신문’이란 제호로 통합하여 발간하게 되었다.

두 신문 모두 발행 간격은 주간이고 순한글 세로쓰기로 되어 있다. 또한 내용도 기독교 관련 기사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국제관계 실용 지식 등을 다루어 종합지적 성격을 띠었다. 두 신문의 설립 목적은 창간호에 잘 나타나 있다.

‘이름을 죠션크리스도인회보라 하노니 이 뜻은 조선에 있는 교회에서 긴요한 사적과 특이한 소문을 각인에게 전한다는 말이라…우리 회보를 보시면 세계상에 유익한 소문과 각국의 재미있는 사적을 자연히 통달할 것이니…누구든지 개명에 진보코자 하거든 이 회보를 차례로 사서 보시기를 바라오.’

신문의 발간 취지인데, 요약하면 복음 전파와 국민 계몽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신문’도 같은 취지를 밝힌다.

‘그리스도 교회가 만민에게 복된 소식과 착한 일을 전하려 하매…이 신문은 대군주 폐하를 극진히 충성으로 섬김이요 백성을 도우려 함이오.’

‘조선 백성을 위하여 지식을 널리 펴려 하는 것이니…천지만물의 이치와 형상과 법을 아는 것이요 타국 정치상을 아는 것이요 타국 백성의 사는 풍속을 아는 것이요 모든 물건을 만드는 법을 아는 것이니라.’

앞의 창간 취지와 비슷한데 임금께 충성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물론 군왕에 대한 충성과 애국 주장은 두 신문 모두 같은 태도였다. 그런데 언더우드의 ‘그리스도신문’은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쳐 광고와 함께 독자들에게 경품을 제공하기도 했는데 1898년 고종 황제 탄신일 때는 고종의 사진을 정기 구독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한편 ‘죠션크리스도인회보’의 내용을 보면 현재까지도 개신교 신자들의 중요한 규범이 되고 있는 술·담배 금지에 관한 논설이 최초로 실려 있다. 1897년 6월 2일자에서는 ‘담배의 해로움’을 지적하였고 같은 해 6월 23일자에서는 ‘술의 폐해’를 경고하였다. 19세기 후반 미국 교회의 경건주의 분위기 속에서 신학 교육을 받았던 젊은 선교사들의 눈으로 볼 때 술과 담배는 한국 백성을 곤궁하게 만들고 개인의 건강을 해치며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요소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금주·금연 캠페인을 시작한 것인데 이 캠페인은 이후의 기독교 신문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물론 이 신문들은 술·담배 외에도 아편 금지, 미신 타파, 위생 개선 등 한국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 두 신문에는 많은 논설이 나오는데 그 서술 형식이 특이하다. 즉, 알기 쉬운 순한글 문체를 기본으로 하여 우화나 일화를 활용한 주장, 또는 특정한 인물의 일대기나 일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많이 나온다. 이것은 선교에 효과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소설의 발달에도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부길만 교수(동원대 광고편집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