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목사의 교회개척 8년 “기득권 벽 절감… 여성안수 문호 열려야”
입력 2010-10-20 17:36
김양재 목사는 목회하면서 여성 목사의 한계를 절감했으며, 절망했다. 남성의 기득권이 강한 이 땅에서 여성 목회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그는 남서울교회 집사 시절 큐티 강사로 왕성한 평신도 사역을 펼쳤다. 그가 이끈 ‘큐티선교회’는 회원이 1000명에 이를 정도였다. 유학생수련회인 코스타 강사로도 활동했다. 수많은 목회자들이 교회로 초청, 세미나를 인도하도록 했다. 평소 김 목사는 말씀을 적용하고 가르치는 데 평신도와 목회자가 구별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백석대학교 기독교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목회자가 된 것은 현존하는 한국교회의 질서를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서울교회 이철 목사도 신학을 공부할 것을 강력히 권유했다. 아직도 백석대가 속한 교단에서는 여성 목사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독립교단협의회에서 안수를 받았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그는 평소 잘 아는 목회자들에게 전도사로 자신을 써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모두가 주저했다. 결국 개척을 한 데는 그 같은 배경도 작용했다.
진보적인 기독교 여성운동가들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했다. 지나치게 가정을 중시하고 여성이 목회를 하더라도 여성다움을 유지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목회자가 된 것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며 행복한 목회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과 남성을 떠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도구로 쓰임받는 것보다 더 큰 기쁨, 복이 어디 있느냐는 설명이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여성 안수에 더욱 열린 자세를 갖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신학을 전공한 여성들도 안수를 왜 받아야 하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태형 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