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한 동료들 상 빼앗은 것 같아 미안" MVP 박정권 선수
입력 2010-10-20 01:07
2010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박정권은 자신의 수상이 뜻밖이라는 듯 팀원들에게 먼저 미안함을 전했다.
박정권은 이날 “누구의 상을 빼앗은 느낌이다”며 “고생한 투수들한테도 그렇고 박경완 선배님에게 미안한 감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맹타를 휘두르는 등 유독 ‘가을 야구’에 강한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성격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박정권은 “일단 제가 성격이 소심한 편인데 큰일이 닥치면 오히려 차분해지고 대범해지는 편이다”며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 안 하고 즐길 수 있도록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또 SK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베테랑들의 존재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팀이 어린 선수와 고참 선수로 나뉘는데 주장인 재현이 형이 침착하게 일일이 설명해주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됐고 박경완 선배님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수비들이 굉장히 편하게 수비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거 같다”고 강조했다.
박정권은 시리즈 기간 중 SK가 고비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SK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도 4회초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려 승리를 SK쪽으로 가져왔다. 선발 장원삼은 3회까지 비교적 호투하다가 박정권의 적시타를 계기로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대구=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