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열리는 시진핑시대] 국내 정치권 시진핑 인맥은…박근혜와 각별

입력 2010-10-19 20:20

(中) 떠오르는 5세대 용(龍)들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확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은 2005년 7월과 지난해 12월 두 차례 방한, 우리나라 주요 정치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시 부주석은 2005년 저장성(浙江省) 당서기 시절 전남도 초청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그는 수십명의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와 주로 기업인들을 만났지만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등 유력 정치인들도 예방했다. 특히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는 우여곡절 끝에 만나 2시간여 동안 깊은 대화를 나눴다.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은 시 당서기의 예방 요청을 받자 박 전 대표의 지방 방문 일정 때문에 만나기 힘들다고 통보했다. 시 당서기 측은 박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구상찬 의원을 통해 재차 만남을 요청했다. 구 의원은 “시 당서기가 향후 중요한 일을 맡게 될 인물이라는 점을 박 전 대표에게 말씀드렸고, 박 전 대표는 일정을 조정해 여의도 63빌딩에서 오찬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오찬에 배석했던 구 의원은 “시 당서기가 일정을 조정해 준 점에 대해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며 “새마을운동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나누느라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됐던 식사가 길어졌다”고 회고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도 시 부주석과 인연이 깊다. 시 부주석이 처음 방한했을 때 그를 초청한 이가 바로 박 지사였기 때문이다. 박 지사는 2005년 11월 중국으로 건너가 시 부주석과 전남도-저장성 간 자매결연을 했고, 2007년 7월에도 당시 상하이시 당서기였던 시진핑을 만났다.

2007년 당시 박 지사는 오찬 자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사무실이 있는 지역에 대한 재개발 계획이 추진된다고 하는데 한국민에게 무척 중요한 곳인 만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고, 시 당서기는 관련 공무원들과 즉석토론 후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하며 재개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박 지사는 당시 일화를 소개하며 “신중하고 과묵하지만 결단력이 있다”고 시 부주석을 평가했다.

시 부주석은 지난해 12월 방한했을 때는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을 만났다. 정세균 전 대표는 그에 대해 “서민적이면서도 믿음직한 모습이었다”고 인상을 전했다.

정승훈 강주화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