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연금개혁’ 도박 성공할까… 극렬한 반대 시위에도 굴하지 않고 “반드시 관철”

입력 2010-10-19 18:07

성공한 개혁가냐, 레임덕 대통령이냐.

프랑스가 연금개혁 상원 표결을 앞두고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반대시위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마이웨이(my way)’를 선언하자 그의 정치 도박을 우려하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상원은 당초 20일로 예정했던 정부 연금개혁 법안에 대한 표결을 연기했다. 정부 법안은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연금 100% 수령시기를 65세에서 67세로 늦추는 게 골자다. 현지 언론은 이번 주말까지 상원에서의 격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9일 보도했다.

표결 연기는 반대 시위가 일주일 넘게 지속·격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프랑스 노조는 19일 또다시 전국 총파업을 지시했다. 9월 초 연금개혁 반대시위 국면이 시작된 이래 여섯 번째다. 300만명가량 동참할 것으로 예상됐다.

18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대형 트럭 운전사들도 가세했다. 특히 학생들의 시위는 폭력 양상을 띠기 시작하면서 10여 도시에서 경찰과 충돌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가장 큰 걱정은 전국 12곳 전체 정유공장의 파업이 2주일째로 접어들면서 전국이 유류 고갈 사태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주유소 4곳 중 1곳이 공급 부족으로 영업중단 위기에 놓였다. 사재기로 석유값은 50%가량 뛰었다. 항공편도 30%가 취소됐다. 사르코지 정부가 에너지 관련 위기내각을 구성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사르코지 대통령은 “개혁은 불가피하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를 지켜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자신감이 상하 양원에서 집권당이 다수당인 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상원 통과가 국민들의 승인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남은 2년 동안 자칫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71%가 파업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