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회사들, 장기운송계약에 총력전
입력 2010-10-19 18:13
올 들어 물동량 증가 등으로 경기 회복세를 타고 있는 해운업계가 장기운송계약 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기계약은 운송물량을 10년 이상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안정적 수익원으로 꼽힌다. 대형 화주업체들과의 유대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STX팬오션은 1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펄프 생산업체인 브라질 피브리아와 약 5조5000억원(50억 달러) 규모의 25년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STX팬오션은 2012년부터 2037년까지 피브리아가 전 세계로 수출하는 물량을 모두 수송하게 된다. STX팬오션 측은 “25년간 진행되는 장기운송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STX팬오션은 지난달엔 포스코와 2011년부터 2031년까지 20년간 총 3630만t의 원료탄과 철광석을 호주로부터 실어 나르는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른 매출 규모는 약 5000억원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6월 한국중부발전과 발전용 유연탄 수송을 위한 15년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3분기까지 매년 100만t 규모의 유연탄을 수송해 19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글로비스와도 현대제철 원료탄을 실어 나르는 20년 장기운송계약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4월 세계 2위 철강업체인 중국 허베이강철그룹과 2025년까지 15년간 브라질, 호주 등에서 철광석 2300만t을 실어 나르는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 매출 규모는 약 3500억원(3억1500만 달러)이다.
업체들은 수익 확보는 물론 화주업체들로부터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장기운송계약 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화주업체에 대한 영업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STX팬오션 경영진도 중국, 브라질, 일본 등 주요 화주들을 직접 방문하면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STX팬오션은 현재 매출의 35% 수준인 장기운송 물량을 연말까지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