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4대강 입장 밝혀라”… 이번엔 박근혜 조준

입력 2010-10-19 18:08

연일 4대강 사업 공세를 펴고 있는 민주당이 이번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조준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책임 있는 정치인은 국가 중요 정책에 대해 본인의 이익을 떠나 국민의 이익을 먼저 판단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에게 4대강 사업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 대다수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나 올해 예산이 통과돼 추진된다면 돌릴 수 없는 상태에 접어든다”며 “그런데도 박 전 대표가 친이, 친박 간 갈등이나 여권 대권주자 간 경쟁,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전혀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행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의 발언은 여권 내부 분열을 의도한 성격이 다분하다. 세종시 수정안 추진 논란이 한창일 때 박 전 대표가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정국의 분수령을 마련한 것처럼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일각에선 이 대변인이 여권 내 유력한 대권 후보인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을 두고 손학규 대표의 대세론을 확산시켜 야권의 대안으로서 입지를 다지면서 박 전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제기한다.

이 대변인의 요구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측근 의원은 “이 대변인이 개인적으로 얘기한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대꾸하고 그런 것은 일절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측근은 “세종시는 국회 입법권의 문제인 반면 4대강 사업은 대통령의 정책집행권에 관한 문제로 세종시와는 분명히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