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초·중·고 교장공모 ‘순위 뒤집기’

입력 2010-10-19 21:56

강원도 초·중·고교에서 실시된 교장공모제에서 1·2차 심사결과가 뒤바뀌는 사례가 빈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도교육청과 각 학교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교장공모제를 실시한 12개 초·중·고교 가운데 4개 학교에서 1차 심사 1순위 후보가 2차 심사에서 차순위 후보에 밀려 탈락했다.

순위가 바뀐 4개 학교는 모두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옛 교육청)이 주관하는 2차 심사에서 1순위를 받은 후보로 교장으로 최종 임명돼 지난 9월 부임했다. 학교 구성원 의견보다는 교육지원청이 뽑은 인물이 교장에 선정된 셈이다.

학부모와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구성된 1차 학교심사위원회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들은 “결국 교장을 교육지원청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냐”며 “이는 학교심사위를 들러리로 만드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순위 변경이 가능하게 된 것은 올해부터 심사 과정에 교육지원청이 주관하는 2차 심사가 신설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학교 심사위원회의 1차 심사를 거쳐 교육감이 최종 결정하는 2단계 방식으로 운영돼 학교심사위가 1순위로 정한 후보가 자격에 큰 문제를 안고 있지 않는 한 대부분 교장으로 임용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규모가 작은 지역적 특성상 심사위원들이 외부에 노출되는 사례가 있어 제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2차 심사를 신설했다”며 “2차 심사에는 외부 인사도 다수 포함돼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행 교장 공모제는 학교심사위원회가 서류와 심층면접을 통해 3배수를 추천하면 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은 2배수를 선정해 도교육감에게 전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