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열리는 시진핑시대] ‘공청단’의 좌장 리커창, 실세 총리될 가능성
입력 2010-10-19 22:26
(中) 떠오르는 5세대 용(龍)들
시진핑(習近平·57) 중국 국가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됨에 따라 2012년 시작되는 중국 5세대 지도부는 ‘시 주석 겸 당 총서기-리커창(李克强·55) 총리’의 쌍두체제로 꾸려질 전망이다. 이들 외에 권력의 심장부이자 최고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누가 포진될지가 관심사다.
◇쌍두체제의 한 축 리커창=‘5세대 중국 총리’ 리커창. 현재 시 부주석 다음으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권력 서열 7위인 리 부총리는 이변이 없는 한 2인자가 된다. ‘리틀 후’로 불린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소속으로 한때 시 부주석보다 차기 대권에 더 가까운 인물이었지만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그가 앉게 될 총리직은 지금까지의 총리직과는 차원이 다른 ‘실세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 ‘후 주석 겸 당 총서기-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체제에서 후 주석 계열로 분류되는 원 총리는 조력자 역할을 해 왔다. 후 주석이 2선으로 물러난 뒤에 리 부총리는 현재 중국 권력의 최대 정파인 공청단의 좌장이 된다. 태자당 영수인 시 부주석과 거의 대등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이다.
리 부총리의 파워는 다양한 곳에서 나온다. 후 주석은 2선에서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리 부총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물갈이가 될 7명의 상무위원에도 공청단 계열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총리가 관할하고 있는 경제가 갈수록 중요시되는 것도 그의 위상 구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리 부총리는 후 주석과 같은 안후이성 출신이다. 문화대혁명 당시 부친이 홍위병들에게 맞아 불구자가 되는 바람에 시련을 겪어야 했고, 농촌으로 하방돼 어려운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꿈틀거리는 잠룡=쌍두마차와 함께 5세대 지도부 진입을 위해 잠룡(潛龍)들이 뛰고 있다. 각자의 개인기와 정파 간 이해관계까지 어우러져 남은 2년간 치열한 자리다툼이 예상된다.
2명 외에 7자리가 비게 되는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는 리위안차오(李源潮·60) 중앙조직부장, 왕양(汪洋·55) 광둥(廣東)성 서기, 보시라이(薄熙來·61) 충칭(重慶)시 서기, 왕치산(王岐山·62) 경제담당 부총리, 위정성(兪正聲·65) 상하이시 서기 등이 꼽힌다. 이외에 류옌둥(劉延東·65) 국무위원, 장가오리(張高麗·64) 톈진(天津)시 서기, 장더장(張德江·64) 부총리, 후춘화(胡春華·47) 네이멍구(內蒙古) 서기, 류윈산(劉雲山·63) 중앙선전부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2007년 당내 최고 요직인 중앙조직부장에 오른 리위안차오는 장쑤(江蘇)성 서기 시절 실험했던 간부 직선제를 전국으로 확대, 공산당의 민주화를 추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정치개혁 바람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부각되고 있다. 왕양 서기는 29세에 당시 최연소로 안후이성 공청단 부서기로 발탁됐다. 이곳에서 공청단 중앙상무서기를 맡고 있던 후진타오, 리커창 등을 만나면서 그의 정치인생이 본격 시작됐다.
보시라이 서기는 ‘조폭과의 전쟁’으로 국민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8대 혁명원로’ 중 한 명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차남으로 시 부주석과 함께 태자당의 대표주자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