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대건설, 글로벌 기업 육성”… 10조 투자 ‘미래 청사진’ 공개

입력 2010-10-19 21:43


현대자동차그룹이 2020년까지 현대건설에 10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27일 현대건설 매각입찰 참여 의사를 밝힌 뒤 처음으로 현대건설의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여기엔 현대건설을 ‘글로벌 종합엔지니어링 선도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인수 의지가 담겼다.



현대차그룹은 19일 “그룹의 미래 3대 핵심 성장축은 자동차-철강-건설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시장 개척, 사업모델 고도화, 고부가가치상품 확대를 통해 현대건설을 세계적 엔지니어링 업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까지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수주 15조6996원, 매출 9조2786억원을 기록했다.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3대 핵심사업, 4대 지속사업, 5대 녹색사업, 6대 육성사업 등 4개 분야로 분류해 지속 성장시키기로 했다. 특히 기존 시공 위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획, 엔지니어링, 운영 역량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건설의 핵심 해외사업 지역인 중동 및 동남아시아를 발판으로 현대·기아자동차가 진출해 있는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 등지로 시장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현대건설의 민자 SOC(사회간접자본)사업, 플랜트사업,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건축 및 개발사업, 건설장비 구매, 연구개발(R&D) 등에 총 1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아울러 현재 9만여명인 현대건설 직·간접 고용인력을 2020년에는 41만명으로 늘려 총 3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와 지원도 강화키로 했다.

◇미래 3대 성장축 완성=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와 육성을 통해 기존 자동차 및 철강 부문에 종합엔지니어링을 신성장 부문으로 삼아 그룹의 3대 핵심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녹생성장과 연관이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즉 자동차 분야에서는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친환경차 개발, 철강 분야에선 밀폐형 원료처리시스템 등 친환경화, 종합엔지니어링 분야에선 그린시티 및 원전사업 등을 확보해 ‘에코 밸류 체인(Eco Value Chain)’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에 있어 경영노하우 경쟁력, 글로벌 경쟁력, 신뢰도 경쟁력 등 3개 부문에서 경쟁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기아자동차, 한보철강 등을 인수해 발전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현대건설을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