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태광그룹 등 잇단 로비 의혹에… 금감원 “왜 우리한테만” 발끈

입력 2010-10-20 01:03

신한은행 사태와 태광그룹의 검찰 수사 등 잇따르는 로비 의혹 사건으로 화살을 맞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급기야 19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기자실을 방문해 2006년 1월 태광산업의 쌍용화재 인수 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보통 심사보다 빨리 2주 만에 해준 것으로 미뤄 로비 의혹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해명했다.

당시 쌍용화재 최대주주와 2대 주주 간 분쟁으로 인해 경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경영안정과 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서두를 수밖에 없었으며 특정인에게 이득을 주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승인심사 시 금융위(당시 금감위)와 금감원 양쪽이 모두 배석했으므로 위(금감위)에서 모르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의 포커스를 적격성 심사는 금감원이 하고, 최종 의결은 금감위에서 하는 구조였음에 맞췄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금융위 전신인 금감위의 위원장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현 금융위와는 달리 윤 장관이 심사와 의결을 최종 결정하는 자리였는데 의혹이 금감원으로만 집중되는 데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금감원 측이 이처럼 금융위에 서운한 감정을 토로한 것은 금융위가 사사건건 의결기관으로서의 입장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진동수 위원장이 18일 모 일간지 인터뷰에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차명계좌 묵인 의혹과 관련,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의 관계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 비유하며 “구체적인 사건 조사 진행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을 피했다. 당시 의결 라인에 있었던 금융위 실무진도 “쌍용 인수건을 들여다본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볼멘소리에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로비 의혹을 받고 깨끗하면 그만이지 남에게 화살을 돌리느냐”고 발끈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