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지도부 변화에 대비 잘 하고 있나

입력 2010-10-19 17:48

중국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 18일 막 내린 중국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선출됨으로써 차기 최고지도자로 확정됐다. 마오쩌둥 세대부터 헤아려 제5세대 지도부가 될 시진핑 체제는 이변이 없는 한 2012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끄는 제4세대 지도부로부터 권력을 승계 받아 10년간 중국을 이끌게 된다.

주요 2개국(G2) 지위에 오른 중국의 지도자를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국의 관심은 특별하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는 2012년 이후는 한반도에 사활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시기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완성을 다짐하며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의 건강은 악화일로에 있고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이 순조롭게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북한 급변사태까지 상정될 정도로 한반도의 불안정성이 극대화되는 시기에 들어설 중국 새 지도부의 리더십에 각별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시진핑의 차기 최고지도자 낙점은 2007년 중국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그가 경쟁자 리커창보다 앞선 서열을 부여받을 때부터 기정사실이었다. 집단지도체제라고 하지만 시진핑 차기 주석과 리커창 차기 총리의 결정권이 크다. 시진핑은 조화와 현상 유지를 중시하는 반면 리커창은 도덕과 원칙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차기 지도부도 북한에 대해 애증 양면의 감정을 갖게 되리라는 시사다.

천안함 폭침과 김정은 권력세습에서 드러난 한·중 간 괴리감에서 우리 대중국 외교의 현실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주중 대사로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을 보내 격은 높였지만 언어 장벽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도 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고문을 주중 대사로 보냈지만 외무성 중국과장 출신 3명을 공사로 딸려보내 철저히 보좌하도록 했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나 지금이나 외교통상부 중국과 인원은 8명이다. 1972년 중국과 수교한 일본은 외무성에 ‘차이나 스쿨’로 불리는 어학벌(語學閥)이 있을 정도로 중국통이 즐비하다. 우리 외교부는 이제 비로소 중국 담당 과를 1개에서 2개로 늘리고 외교관 20여명을 증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만시지탄(晩時之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