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야무진’ 소형차 몰려온다

입력 2010-10-19 21:32


중형차가 주도하던 국내 자동차시장에 소형차와 준중형차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집계 결과 올 1∼9월 쏘나타, K5 등 배기량 2000㏄ 이상 중형차는 23만3566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증가한 반면 소형 및 준중형차(총 21만5505대)는 5.1%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성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된 소형·준중형 신차들을 통해 시장을 탈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형차 중에서는 현대자동차 엑센트와 GM대우 시보레 아베오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르노삼성자동차 SM3 2.0 등 엔진과 편의사양이 개선된 준중형차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확 달라진 소형차 눈길=현대차는 18일부터 11월 출시 예정인 소형세단 엑센트에 대한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베르나 후속모델이지만 1994년 4월 출시돼 약 5년간 41만여대가 팔리며 국내 소형차 시장을 주도했던 엑센트의 이름을 다시 적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르나보다 길이는 70㎜ 늘렸고 높이는 15㎜ 낮춰 한층 강인하고 스포티한 외관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1400㏄급에는 1.4 MPI(다중분사) 감마엔진이, 1600㏄급에는 1.6 GDI(직분사) 감마엔진이 실린다. 소형차 최초로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고 최고출력 140마력과 연비 16.7㎞/ℓ를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운전석, 동승석 및 사이드·커튼 등 총 6개 에어백과 후방 추돌시 승객의 목 상해를 줄여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 및 후방 주차보조시스템을 기본 장착해 안전성도 크게 높였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GM대우는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글로벌 소형차 시보레 아베오를 최근 인천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기존 모델인 젠트라나 젠트라X 보다 길이와 폭이 커져 동급 최대 실내공간과 화물 적재능력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GM대우 관계자는 “스포티한 차량 특성에 맞는 즉답식 핸들링과 함께 차세 상부와 프레임을 일체화시켜 최고 수준의 차체 강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아베오에는 또 디지털 속도계와 아날로그 RPM 게이지가 조화를 이룬 모터사이클 스타일의 계기판과 푸른색 무드조명이 장착된다.

◇중형 못지 않은 준중형=준중형차에는 고성능 엔진과 고급 편의사양 바람이 불고 있다. 중형차 시장을 직접 겨냥한 셈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5일 자사 중형세단 SM5에 들어가는 2.0 CVTCⅡ 엔진을 장착한 배기량 2000㏄급 SM3 2.0을 출시했다. 최대출력은 141마력으로 기존 SM3(1.6)보다 높아졌다. 또 와인브라운색 가죽시트와 17인치 알로이휠 등 고급사양을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70만원 가량 올려 부담을 최소화했다. 특히 SE 무단변속기 모델의 경우 1660만원으로 같은 2.0 엔진을 단 SM5보다 470만원쯤 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중형차와 준중형차에서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폭 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1.6 GDI 감마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 최고출력 140마력에 동급 최고 수준인 연비 16.5㎞/ℓ를 확보한 포르테 GDI를 출시했다. 전 모델에 급제동 상황 시 제동등을 자동으로 깜박여 뒷차에 위험을 알려주는 급제동경보시스템(ESS)을 기본 장착했다. 기아차 측은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등 안전 및 편의사양이 대거 장착돼 준중형 이상의 만족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포르테 쿱의 경우 중형차에 적용되는 세타 2.0 MPI 엔진을 장착한 프레스티지 2.0 모델도 선보였다. 가격은 1915만원으로, 최고출력이 158마력에 달한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