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22] 선진국-신흥국 균형 이룬 ‘글로벌 운영委’

입력 2010-10-19 22:17


⑨ ‘법사랑 자원봉사단’ 활동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지구촌 ‘유지(有志)’들의 모임이다. 그러나 모임의 의미와 취지는 친선 도모를 넘어선다. 세계경제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장으로 일종의 ‘글로벌 운영위원회’라고 볼 수 있다.



◇G20은 ‘글로벌 운영위원회’=G20(Group of 20)이라는 말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후 등장했다. 외환위기 대처과정에서 G7(서방선진 7개국) 회의가 한계를 드러내면서다. 70년대 오일쇼크로 태동한 G7은 비록 선진국들의 비공식 모임이었지만, 30여년간 세계를 좌지우지했다. 여기서 결정된 사안은 유엔을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정책에 사실상 그대로 반영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국이 부상하면서 G7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신흥 12개국, 유럽연합(EU) 등이 추가된 G20이 태동하게 된 것이다. G20은 경제 규모를 우선으로 성장 잠재력, 지역 대표성 등도 함께 고려돼 선정됐다. 99년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세계는 여전히 G7(러시아를 포함할 경우 G8) 위주로 돌아갔다. 많은 국가가 참여하므로 의사결정의 비효율성이 초래된다는 우려가 주된 이유였다. 중국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이 참여하는 과도기적 성격의 G13이 2000년대 중반에 등장하기도 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가 터지자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달라진 세계경제의 판도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G20이 부상했다. G20은 전 세계 총생산(GDP)의 85%이상, 인구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한다. 선진 10개국과 신흥 10개국이 균형 있게 포함된 협의체라는 공평성도 띤다.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는 스페인 베트남 말라위 에티오피아 싱가포르 등 비(非)회원 5개국도 초청돼 참석한다. 그러나 G20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회의가 ‘G20 제도화’의 분수령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만만찮은 후발 주자들=우리나라는 신흥 경제국으로는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았다. 신흥국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셈이다. 그러나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신흥 경제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의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중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의 터키 등 10개 국가가 있다.

중국은 미국과 환율 전쟁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고, 인도도 대국 반열에 진입 중이다. 특히 인도는 정보산업(IT)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25세 이하 젊은층이 12억 인구의 60%에 달하는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IMF는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무려 9.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한 G20 회원국인 인도네시아 역시 국제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5%에 달하는 견실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2억3000만에 달하는 인구와 풍부한 자원으로 기존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대체하는 BICIs(브라질,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IMF는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6%, 내년에는 6.2%로 내다봤다.

브라질은 중남미 테두리를 뛰어넘는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노동력, 자원을 기반으로 제조업이 발달하고 있다.

IMF는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7.1%로 내다봐 중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높게 평가했다. 비옥한 토지로 농업이 발달한 아르헨티나의 경우 기나긴 경제위기 터널을 지나 과거의 영화를 꿈꾸고 있다.

미국 월가의 주요 투자기관들은 아르헨티나가 올해 6.8∼9.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F 역시 올해 5.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외 터키, 남아공, 멕시코 등도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