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단의 로잔대회 불참에 전 세계 교회 "아쉽다"

입력 2010-10-19 12:58


[미션라이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00여명의 대표단이 참가하기로 했던 중국 교회 지도자들이 중국 정부의 금지 조치에 따라 참석이 무산되자 3차 로잔대회인 ‘케이프 타운 2010’에 참여한 세계 교회 지도자들은 깊은 아쉬움과 유감을 나타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잔위원회 피터 타렌탈 의장은 19일 “우리는 중국 대표단이 불참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중국 대표단의 부재는 로잔대회의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타렌탈 의장은 “전 세계 지도자들은 중국 대표단으로부터 박해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았던 그들의 강한 신앙과 간증을 듣고 싶었다”며 “그러한 신앙고백을 통해 세계 교회가 믿음 안에서 하나임을 확인하려 했다”고 말했다.

더글라스 버드셀 총재도 “국제로잔복음화운동본부는 중국 정부의 종교 정책에 도전하는 어떠한 의도나 계획도 없었다”며 “중국 교회 형제 자매를 초청하려 했던 로잔본부의 노력이 중국 정부에게 잘못 인식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대표단 출국 금지 조치를 취한 이유가 로잔대회 관계자들의 중국 정부에 대한 태도와 초청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밝힌 것에 따른 답변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로잔 관계자들이 중국 정부의 종교 정책에 대해 경솔한 인식을 갖고 있었고, 삼자교회를 통한 공식적인 초청 절차를 밟지도 않은 채 비밀리에 가정교회 지도자들만 초청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었다.

베이징 공항에서 기다리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는 리우 관(36)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로잔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불법이며 집에 가라고 했다”며 “그들은 나에게 자업자득이 아니겠냐고 말했다”고 했다.

한편 4000여명의 로잔대회 참가자들은 중국 대표단 불참을 아쉬워하고 있다. 웬디 리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지난 17일 오전 케이프 타운 내 중국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으나 예배실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다”며 “원래 200명 중국 대표단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로 돼있었다”고 말했다.

웬디 씨는 “중국 기독교인들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교회는 계속 성장할 것이며 어떠한 고난 속에서 주님의 복음은 전파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 대표단 참가 불발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지난 1989년 마닐라에서 열렸던 제2차 로잔대회에서도 200석이 준비됐지만 역시 중국 정부의 반대로 참가하지 못했다.

버드셀 총재는 “21년 전보다 중국의 상황이 많이 변했고 지난 2년 간 중국 대표단 참석을 위해 다양한 채널들과 교류하며 대표단을 선정했다”며 “중국기독교인회의(CCC), 삼자운동(TSPM), 가정교회협회, 지방의 대형교회 등을 중심으로 협력해왔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