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치지형 격변] (上) 요동치는 정치권력 대이동

입력 2010-10-18 21:52


5세대 지도자들 전면 등장… 파워게임 치열할 듯

중국은 이제 본격적인 ‘시진핑 시대’로 빠져들면서 정치권력에 대대적인 변화의 물결을 예고한다. 정파별 치열한 물밑 권력다툼은 이미 시작됐고 정치개혁을 향한 이념 논쟁도 한창이다. 시 부주석을 중심으로 소위 5세대 지도자들의 본격적인 권력승계를 앞두고 중국 정치지형 변화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권력승계는 소위 5세대 지도자들의 전면 등장을 의미한다. 이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비롯한 4세대 지도부는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공산당 1당 체제인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최고 권력자 교체는 막강한 ‘파워이동’을 의미한다. 그런 만큼 권력승계 과정에서 치열한 권력투쟁도 불거질 것으로 관측된다.

◇5세대 지도부 전면 등장=중국 공산당은 2012년 제18차 전국대표대회와 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8기 1중전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 시 부주석은 총서기직을 물려받게 되고 2013년 봄 전인대를 통해 국가주석직에 오른다. 5세대 지도자들도 본격 최고 지도부에 진입한다.

중국 지도부는 10년마다 교체된다. 마오쩌둥(毛澤東)부터 장쩌민(江澤民)까지는 임기에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후 주석 집권 이후 같은 직책을 10년 이상 할 수 없게 제도화했다. 특히 중국 권력의 심장부이자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중앙정치국 위원에게 규정된 만 68세의 연령 상한선에 묶여 있다. 후 주석을 비롯해 현 상무위원 9명 중 시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제외한 7명이 물러난다.

중국 지도부의 세대 구분은 통상 마오쩌둥 시대를 1세대, 덩샤오핑(登小平) 시대를 2세대, 장쩌민 시대를 3세대, 후 주석 시대를 4세대로 부른다. 새로 선출될 7명의 5세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는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조직부장,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 등이 유력하다.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과 장더장(張德江) 부총리 등도 적극 거론된다.

◇태자당과 공청단의 힘겨루기=7석이 비게 될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계파 간 치열한 물밑 권력투쟁은 이미 시작됐다. 5세대 정치국 상무위원은 미래권력이다.

중국의 현 권력은 후 주석을 필두로 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구성된 퇀파이(團派)가 가장 큰 축이다. 하지만 공산혁명 원로의 자제와 친인척 출신인 태자당(太子黨)과 상하이방(上海幇)이 견제세력으로 권력을 공유하고 있다. 중국의 권력승계는 장쩌민을 중심으로 한 상하이방에서 공청단으로, 공청단에서 다시 태자당으로 승계되는 상황이다. 이는 권력 분점과 견제의 효과도 있지만 그만큼 권력투쟁의 여지가 많음을 의미한다.

현재 상무위원 중 공청단은 후 주석과 리커창 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상하이방은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자칭린 전국 정협 주석, 리창춘(李長春) 등 3명이고 태자당도 시 부주석과 허궈창(賀國强)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등 2명이나 된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친후진타오 계열, 저우융캉(周永康)은 태자당이나 상하이방으로 분류된다.

거론되는 상무위원 가운데 리위안차오 왕양 류옌둥 등은 공청단, 보시라이 왕치산 등은 태자당, 장더장 등은 상하이방의 대표주자다. 특히 상하이방이 지지를 보내는 시 부주석 중심의 태자당과 후 부주석 및 리 부총리를 정점으로 한 공청단의 세력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왕양 서기와 보시라이 서기는 이미 각각 공청단과 태자당의 대리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여기에 공청단을 이끌어온 후 주석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장쩌민 전 주석이 최근까지 건재를 과시하며 영향력을 발휘한 것처럼 후 주석은 계파 좌장으로서 권력승계 이후에도 막후 실력자가 될 개연성이 크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