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천신일 ‘피의자 신분’ 첫 인정… 소환 통보했지만 귀국 거부

입력 2010-10-18 18:14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임천공업의 대출청탁 사건과 관련,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천 회장이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냐”는 민주당 박우순 의원 질의에 “네”라고 답변했다.

검찰이 천 회장을 범죄 혐의가 있는 피의자라고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김 총장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천 회장과 관련해 “귀국하라고 종용했으나 ‘당분간 못 들어온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여권 실세에 대한 인사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해서는 “(미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기에는 범죄 사실에 대한) 구체적 소명이 부족하다”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감에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법안의 통과 지연 과정에서 특정 대형마트의 협력업체인 D건축사무소가 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대형마트에서 D건축사무소의 C대표를 시켜 MB 대선 캠프에 월정액을 보냈고 에쿠스 차량과 기사도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금시초문이다. 자료나 근거를 주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랜저 검사’와 관련된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S건설 김모 대표가 사건 수사를 청탁하며 부장검사 정모씨와 함께 대학 후배인 현직 검사에게도 그랜저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S건설 직원과 제보자가 주고받은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S건설에 근무한 한 직원이 지난해 6월 “김 대표가 정씨에게 회색 그랜저를 전달한 다음 날 다른 검사에게도 똑같은 가격의 검은색 그랜저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내용이 들어있다.

김 총장은 “감찰본부가 현재 기록을 검토하고 있는데 만약 재수사를 한다면 그때는 특임검사도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 총장은 또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에 대해 “성공한 수사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