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선거 지원 발벗고 나선 속내는… 부인 힐러리 ‘2016년 大權’ 초석용

입력 2010-10-18 18:07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민주당 유세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수세에 몰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2016년 대권 도전을 위해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7일 클린턴 전 대통령이 80여 차례 나선 선거 유세지역 상당수가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클린턴 장관을 도운 인물 중심이라는 데 주목했다. 미국 법률상 현직 국무장관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인 대신 측근 챙기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낮은 지역에 자주 등장하는 점도 ‘부인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처럼 클린턴 장관의 대권 행보 돕기에 나선 건 최근 미 정가에 나도는 2012년 부통령 후보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클린턴 장관이 2012년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나 대권 후보로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분명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인기가 떨어지긴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 도전할 경우 역풍에 휘말릴 수 있고 부통령 후보로 나설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감에서다. 결국 2016년 대권 도전이 클린턴 부부의 지향점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의 부통령 후보 가능성을 묻는 텔레그래프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미 아니라고 대답했다”며 “그는 국무장관 일을 좋아하고 있으며,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의 2016년 대권 도전에 대해선 “그가 스스로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