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주, 한국 여자체조 역사 새로 썼다… 세계선수권 도마서 결선 올라

입력 2010-10-18 17:58

‘뻔순이’ 조현주(18·학성여고)가 한국 여자 체조 역사를 새로 썼다.

조현주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제42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두 번을 뛰어 평균 14.250점을 획득, 참가 선수 218명 중 6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조현주는 1979년 미국 포트워스 세계선수권대회에 여자 대표팀이 첫 출전한 이래 31년 만에 개인 종목에서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한 선수로 기록됐다.

남자 선수들은 유옥렬, 여홍철, 이주형, 김대은 등 4명이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와 평행봉에서 각각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여자 체조는 그동안 결선 진출자 한 명도 내지 못하는 등 부진을 거듭했다.

조현주는 내친김에 첫 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조현주는 결선 진출자 중 3위인 페르난데스 바르보사(브라질·14.633점)에 불과 0.383점 뒤져있고, 1위 알리야 무스타피나(러시아·15.283점)와도 고작 1점정도 차이여서 23일 밤에 열리는 결선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윤지 대표팀 코치는 “도마는 정말 결과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당일 실수에 따라 성적이 갈리는 만큼 메달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전망했다.

2007년 성인 대표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조현주의 별명은 ‘뻔순이’다. ‘뻔뻔하다’는 뜻보다도 그만큼 연기에 자신감이 넘치고 대표팀 분위기를 잘 이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키가 1m47에 불과한 조현주는 현재 대표팀 6명의 멤버 중에서도 몸매로만 따지면 체조 선수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표 선수로 뽑힐 수도 없는 체구였지만 대한체조협회가 지난 2006년 러시아 출신 명장 레오니드 아르카예프 감독과 마리나 블라센코 코치를 데려오면서 조현주의 인생이 확 바뀌었다. 아르카예프 감독은 지도 철학이 맞지 않아 1년 만에 러시아로 다시 돌아갔지만 장래성을 보고 조현주를 주니어 대표로 발탁했다. 조현주는 아르카예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블라센코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으면서 눈부신 성장을 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