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의 고전 12곡, ‘산타나 기타 연주’ 새 옷 입었다… 카를로스 산타나 ‘기타 헤븐’ 발표
입력 2010-10-18 18:08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가득 차 있는 빌보드 차트에서 톱 40에 들기 위해 만들어진 연주가 아닌, 순수한 록 음악을 전달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록 음악의 가장 근본적인 악기인 기타에 헌정할 수 있는 앨범을 기대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라틴 록 기타 연주자로 불리는 카를로스 산타나(63·멕시코)가 기타 연주가 중심이 되는 록의 고전 12곡을 연주한 앨범 ‘기타 헤븐(Guitar Heaven)’의 의미에 대해 한 말이다. 지난 9월 27일 발매된 이 앨범의 부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 고전들’이다.
산타나는 미국 인기 프로듀서인 클라이브 데이비스, 맷 설레틱, 하워드 벤슨과 함께 롤링스톤 지에서 뽑은 역대 최고의 기타 곡 100위 목록에서 자신에게 맞을 곡을 선별했다.
산타나는 최근 이메일로 주고 받은 인터뷰에서 선곡 기준에 대해 “앨범에 들어가는 곡들은 내가 평생, 매일 같이 연주해야 하는 곡들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앨범의 느낌이나 톤을 잡는 작업을 내가 먼저 했다. 내 남은 평생 동안 한 곡 한 곡을 즐겁게 연주할 수 있는 음악들을 모았다”고 밝혔다.
앨범의 주제가 ‘기타’인 만큼 재해석된 곡들에는 기타 솔로 연주가 원곡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프로듀서인 클라이브는 모든 게스트 보컬과 악기 연주자들에게 ‘산타나의 기타 연주를 건드리지 마라’는 조건을 내걸었을 정도로 곡 해석의 초점을 산타나의 기타에 맞췄다.
예를 들어, 비틀즈의 앨범 ‘더 비틀즈’(1968)에 수록됐던 타이틀곡 ‘와일 마이 기타 젠트리 윕스’는 산타나의 손 끝에서 완벽한 기타 연주곡으로 재탄생했다. 인디아 아리의 담담한 목소리와 요요마의 은은한 첼로 연주는 산타나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기타 연주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63세의 나이에도 저스틴 팀버레이크, 안드레와 보첼리, 메탈리카 등 여러 장르의 뮤지션과 작업을 하는 산타나는 멈추지 않는 에너지로 음악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다.
“제 나이 대의 다른 뮤지션들은 주로 과거의 일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모토인 ‘모든 것을 언제나 처음처럼’을 충실히 따릅니다. 마치 처음으로 프렌치 키스를 했던 느낌으로 아침, 저녁, 밤을 보내기 때문에 신선한 에너지가 끊이지 않지요.”
지난 여름 예정됐던 한국 공연이 취소돼 아쉽다는 그는 “앞으로도 탐험을 하고 싶은 열망, 무언가를 확장시키고 싶은 열망을 절대 잊지 않겠다”면서 “가능하면 열정적인 한국 팬들을 빨리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