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24] 영화 속에 등장하는 최첨단 장비 총동원
입력 2010-10-18 18:01
⑦ 테러방지 및 경호대책 (下)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최첨단 대테러 경호 장비들이 대거 동원된다. 경호·경비 인력도 사상 최대 규모다. 경호에 군과 경찰 4만명, 집회시위 관리에 전경 2만명 등 총 6만명이 투입된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해외 과격 테러조직과 연계한 국내 자생 테러조직의 테러 가능성 및 반세계화 원정시위대 활동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격로봇에서 다목적 방패차까지=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원격 조종이 가능한 폭발물 처리 로봇이다. 미국산인 이 로봇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 들어가 사제 폭발물을 제거한다. 최대 45도 기울기의 경사로와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고, 영상 전송 기능도 갖췄다.
일본산 탐색용 디지털 내시경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좁은 공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상황을 분석할 수 있게 한다. 무선으로 작동하는 폭발물을 무력화하는 전파교란기도 투입된다. 폭발물 처리복은 캐나다산이다. 무게 40㎏인 이 방폭복(防爆服)은 세계 최우수 제품으로 꼽힌다. 철문을 소음 없이 열 수 있는 프랑스제 출입문 개방기도 있다. 독일제 기관단총은 분당 950발을 발사할 수 있으며, 200m 떨어져 있는 방탄헬멧을 관통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경찰이 자체 개발한 다목적 방패차도 준비 중이다. 2.5t 진압용 차량을 개조한 다목적 차량이다. 차량 앞부분에 가로 5m, 세로 2.2m짜리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방패를 달고 최루액과 색소를 섞은 물대포를 쏠 수 있다. 고화질 CCTV와 전파 교란 장치를 장착한 11t짜리 특수진압 장갑차도 테러진압을 위해 대기한다.
◇물 샐 틈 없는 행사장=G20경호안전통제단은 행사장인 삼성동 코엑스 주변을 3개 경호선으로 감쌀 계획이다. 대공포가 배치되는 제3선은 직·곡사화기의 사거리를 고려해 행사장 2㎞ 외곽에 설치된다. 제2선은 철조망 형태로 영동대로 테헤란로 봉은사로 아셈로 등 주변 4개 도로 중간에 설치된다. 제1선은 코엑스 건물 외곽선이다. 자살폭탄 테러 등을 막기 위한 높이 2.2m의 담장형 방벽이 배치된다.
행사장 주변에는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이 설치돼 테러범이나 차량이 돌진할 경우 경보음이 울리게 된다. 행사일에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다.
행사장 입구에는 철저한 검색 시스템이 마련됐다. 차량의 경우 하부 폭발물 검색창구와 방사능 게이트를 지나야 한다. 사람이 행사장에 입장하려면 얼굴인식시스템(RFID)과 금속 탐지기 등을 통과해야 한다. 얼굴인식시스템은 성형수술을 한 사람은 물론 쌍둥이도 가려낼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
경호안전통제단 관계자는 “음식물의 경우 유전자 증폭기술을 활용한 이동형 검식차량에 의해 식중독이나 독극물 첨가 여부를 즉시 판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제단은 또 7개 소속 정보·통신 전문가들로 합동팀을 구성해 11개 유형의 사이버 테러에 대비하고 있다. 이 중에는 지난해 7월 발생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공격)나 전파 교란 등이 포함돼 있다. 외국 정상들이 묵는 호텔은 6곳으로, 통제단은 이들 장소를 권역별로 나눠 경비할 계획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