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이호진회장 靑·방통위 인맥 관리”… 검찰, 진술 확보
입력 2010-10-17 18:30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르면 이번 주 초 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케이블방송 사업확장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청와대를 상대로 인맥 관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을 소환해 수천억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을 차명주식 등으로 조성한 경위와 사용처, 방송과 금융사업 등으로 경영을 확장하며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 회장의 서울 광화문 사무실과 장충동 자택, 부산에 있는 그룹 소유 골프장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오너 일가의 최고 기밀이 다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그룹 계열사 흥국생명 사옥 최상층(24층)에 위치한 이 회장의 광화문 사무실에서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내부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이 회장 측이 방통위와 청와대에 우호적인 인사를 만들려고 학벌과 인맥이 좋은 직원을 동원해 각종 작업을 벌였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은 2008년 말 특정방송사업자가 보유할 수 있는 전국 권역수를 제한하는 방송법 시행령 규정이 완화되며 2년 넘게 추진한 큐릭스 인수를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편 이 회장 아들에 이어 초등학생 딸도 그룹 비상장 계열사인 광고대행업체 에스티엠 등의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회장이 아들 현준(16)군 등에게 계열사의 신주를 저가에 발행하는 방법으로 편법 상속을 했으며, 이 회장이 선대로부터 상속받으면서 차명 계좌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고 있다. 태광그룹 측이 2006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해상보험)를 인수할 당시 금융 당국의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도 있다.
박지훈 최승욱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