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러닝, 美 초등학교서 떴다

입력 2010-10-17 18:47


한국에서 개발한 신개념 교육 방법인 G-러닝(Game-learning·온라인 게임을 활용한 교육)이 미국 초등학교 수업 교재로 활용돼 주목되고 있다. 교재로 사용한 콘텐츠도 한국 온라인 게임이다. 아시아에서 개발된 교육 방법이 미국 공교육에 활용되는 건 처음이다.

사단법인 콘텐츠경영연구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컬버시의 라발로나 초등학교에서 G-러닝 수학 교육을 진행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5학년 G-러닝 수업은 5주간 진행된다.

매일 2시간씩 30명의 학생이 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그룹을 짜고 리더를 뽑는다. 게임을 통해 수학 문제를 받으면 학생들은 리더의 지시에 따라 게임 속 미션을 논의한다. 학생들은 각자 역할에 맞게 미션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레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컬버시는 G-러닝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공교육은 교사의 자질 저하, 경제위기에 따른 교육 예산 대폭 삭감, 학력 격차 등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이었다. 컬버시 통합교육구의 구웨니스 로라 부교육감은 “학생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에 학습 커리큘럼을 결합,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강점이 도입하게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교사와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G-러닝 수업 담당 데비 이시이 수학 교사는 “미국 수업은 학력 편차가 심하고 학생들의 학습 의욕이 부진해 학생 30명을 교육하는 게 대단히 어렵다”며 “G-러닝 투입 결과 학생 전원이 수업에 몰입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설명했다. 한 수업 참가 학생도 “수학은 재미없는 과목인데 수업을 받고 달라졌다”면서 “중학교에서도 G-러닝 수업을 계속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의 G-러닝 보급 사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라발로나 초등학교 외에 또 다른 초등학교에서 이미 수업을 준비 중이고, 수업 의사를 밝힌 학교도 늘고 있다. 콘텐츠연구소는 미국에 앞서 계획한 영국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위정현 콘텐츠경영연구소장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게임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건 G-러닝이 처음”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G-러닝은 2003년 한국에서 시작된 교육 시스템으로 2009년부터 국내 8개 학교에서 시범 수업이 실시되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