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복불복” 수험생 폭발…중등교사 임용 정원 ‘우왕좌왕’
입력 2010-10-17 21:58
교육과학기술부가 2011학년도 공립 중등고사 임용 정원을 증원 발표하면서 우왕좌왕하는 교원 수급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교육 당국이 정원을 추가 발표하면서도 원서는 추가 접수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대폭 증원된 지역·교과의 수험생들과 그렇지 않은 수험생들 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17일 교과부 등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지난 15일 중등고사 임용 교원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23일 치러지는 1차 시험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자로 변경 공고를 내고 국어과목 교사(일반·장애인 전형 포함) 정원을 10명에서 20명으로 2배 증원했다. 체육교사는 5명에서 15명, 음악교사는 9명에서 18명, 미술교사도 9명에서 13명으로 늘렸다. 여타 교육청도 일제히 모집 정원을 증원해 시험계획을 재공고했다. 전국적으로 모두 364명이 늘었다.
일선 교육청이 시험을 코앞에 두고 임용 인원을 늘린 것은 교과부가 최근 추가 정원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지난 14일 내년에 진로진학상담교사 1000명을 일선 고교에 배치키로 하면서 부족한 교원을 충원하기 위해 중등교사 임용인원을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모집 정원 증원에 대해선 환영하면서도 교원 수급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교육당국이 불과 한 달 뒤 발생할 증원 요인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이 선발인원을 늘리면서도 추가 원서 접수는 하지 않겠다고 하자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지원자가 모집 정원을 초과하므로 이들 중에서 선발 인원만 늘리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증원 인원이 지역·과목별로 천차만별이다. 특정 과목은 모집 정원이 크게 늘어난 반면 다른 과목은 그대로다. 당초 발표된 모집 정원을 보고 응시 지역을 선택한 수험생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임용 시험을 준비 중인 차영란(28·여)씨는 “증원된 지역에 응시하고 싶어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시험이 아니라 복불복”이라고 말했다.
일부 수험생은 오늘 23일 1차 시험 당일에 ‘적정 교원 확보’라는 검은색 리본을 달고 시험을 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임용 정원을 매년 연초에 발표하도록 요구한 ‘사전예고제’ 서명 인원도 3000명이 넘었다.
교과부는 진로상담교사 예산 확보가 뒤늦게 이뤄져 교원 증원도 늦게 발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과부 정종철 교직발전기획과장은 “촉박한 시험일정 때문에 교육청이 추가로 원서를 받기 어려웠다”며 “내년부터는 모집 정원을 6개월 전에 사전 예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