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단원 유지연 ‘빈사의 백조’로 난다

입력 2010-10-17 17:31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한국인 단원인 유지연(작은 사진)이 ‘빈사의 백조’를 국내 관객에게 선보인다.

볼쇼이 발레단과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발레단인 마린스키 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 단원이기도 한 유지연은 1995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수석으로 졸업 한 뒤 발레단에 들어가 현재까지 솔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빈사의 백조’는 러시아 출신 안무가 미하일 포킨이 러시아의 전설적인 발레리나인 안나 파블로바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부분을 배경음악으로 3분 동안 백조가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아무런 무대장치 없이 발레리나 혼자 처절하게 표현해 내야 한다. 짧지만 드라마가 농축돼 있고 강렬한 표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뛰어난 발레리나만이 소화할 수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14일 오후 4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갈라쇼를 통해 이 작품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파키타’ 중 그랑 파, ‘스코틀랜드 심포니’, ‘인 더 나이트’ 등이 무대에 올려진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전막 발레인 ‘지젤’과 ‘백조의 호수’도 공연하며 러시아 발레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9∼10일 오후 7시30분에는 사랑과 죽음의 경계에 선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발레 ‘지젤’을 선보인다. 마리우스 프티파와 장 코랄리, 쥘 페로 등이 안무한 버전으로 순수함과 사랑에 버림받은 비련의 여인을 동시에 표현하는 지젤의 모습을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12∼13일에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의 원안무를 콘스탄틴 세르게예프가 다시 안무한 버전의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섬세하고 화려한 황금빛 의상과 무대, 현란한 테크닉과 점프, 회전 등 마린스키 발레단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린스키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공연시간이 3시간10분이다.

마린스키 발레단 단원뿐만 아니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와 수석 파트 연주자들이 함께 내한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1577-7766).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