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윤기 선생 딸 다희씨 고전번역가의 길로… “능동적으로 작품 찾는 번역가 될 것”

입력 2010-10-17 19:13

지난 8월 타계한 소설가 겸 번역가 이윤기 선생의 딸 이다희(30)씨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고전 번역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씨는 최근 ‘플루타르코스 영웅전’(휴먼앤북스) 1권을 번역, 출간했다. 총 9권 완간이 목표며 3권까지 번역을 마쳤다. 2, 3권은 다음 달 나올 예정이다.



이씨는 16일 “아버지가 집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번역가가 된 거 같다”면서 “능동적으로 작품을 찾는 번역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여러 권의 동화책, 청소년 소설 등을 번역한 이씨는 아버지와 함께 ‘한여름 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전 작품을 단독 번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번역을 제안한 것은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일간지에 ‘플루타크 영웅열전’을 연재한 적이 있는데 어느 날 저보고 ‘한번 번역해보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딱 하고 싶었던 책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번역을 하다 보니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서울대에서 서양고전학 협동과정을 수료한 이씨는 “아버지가 평생 지켜온 ‘쉽고 친절하게’라는 원칙과 ‘올바른 번역이 가장 좋은 번역’이라는 신념하에 책을 번역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웅전이라고 하면 주인공을 미화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는 저자의 세계관이 담겨 있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번역한 작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꼽았다. “아버지가 번역한 작품 중에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요. 그중에서도 ‘그리스인 조르바’를 가장 좋아해요. 이 책을 읽으면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요. 아버지도 조르바처럼 자유롭게 사셨기 때문에 요즘 들어 이 책에 가장 눈길이 가요.”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