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 출신 사모와 성도들 뮤지컬 10년째 공연중… 하늘빛하늘샘교회 ‘빛샘선교단’

입력 2010-10-17 18:13


연기, 노래, 춤에 관한 전문가 한명 없이도 선교극단이 10년 넘게 창작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꾸준히 연습하면 뭐 무대에 서는 것쯤이야”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 극단은 정기공연 외에도 영국 세인트폴교회, 미2사단, 전국 군부대 등 국내외 초청 행사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경기도 고양시 하늘빛하늘샘교회(하만복 목사) 성도 100여명으로 구성된 ‘빛샘선교단(HBS)’을 ‘그냥 그런 극단’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빛샘선교단이 25∼28일 교회 본당에서 제9회 정기공연 ‘하늘이여 땅이여’를 개최한다. 성경을 기초로 한 창작뮤지컬 ‘하늘이여 땅이여’는 단장 겸 연출가인 곽세지 부목사가 극본과 노래를 썼다. 곽 목사는 담임인 하 목사의 아내이다.

“목사님과 함께 성도들을 양육하는데 의외로 문제가 있는 가정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인생의 실패를 경험하고 아파하거나 이혼위기에 놓인 가정, 우울증에 걸린 성도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말씀으로 회복되고 치유되자, 헌신하기로 다짐하고 선교단을 만들었습니다.”

1996년 7월 창단한 선교단은 연합집회에서 수차례 공연했고, 2002년 10월 ‘천지창조’를 주제로 제1회 정기공연을 가졌다. 이어 ‘예수와 제자들’ ‘창녀 마리아’를 정기공연 무대에 올렸다. 복음 뮤지컬 ‘하늘이여 땅이여’는 그간의 작품을 모두 묶어 천지창조부터 예수님의 탄생, 사역, 고난, 부활 그리고 승천까지 시간 순으로 그려냈다. 하나님의 능력과 살아계심을 전하고 예수의 일생을 성경적으로 조명했다고 한다.

“지금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단원들이 모두 알아서 합니다.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춤까지도요. 무대 디자인이나 소품도 다 알아서 준비합니다. 대부분 부부가 단원으로 활동하는데, 남편은 조명이나 촬영, 소품을 담당하는 스태프로, 아내는 배우로 활동합니다.”

‘초짜 단원’을 ‘뮤지컬 배우’로 키우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곽 목사는 “정작 나 자신도 신인”이라고 깜짝 고백했다. 뮤지컬 노래를 만들었으나 자신은 악보를 볼 줄 모른다고 했다. 무용은 배운 적도 없다. 그렇다고 글 쓰는 전문가도 아니다.

곽 목사는 매 순간 떠오르는 내용을 스케치했다. 특히 말씀으로 성도들이 회복되어가는 과정을 글로 표현했다. 성경의 내용들을 곳곳에 담았다. 노래는 작곡을 전공한 며느리의 도움을 받아 지었다. 곽 목사가 흥얼대면 며느리가 악보에 옮기는 식이다. 만약 며느리가 옆에 없으면, 자신만 알 수 있도록 음의 높고 낮음만 표시해 음정을 기억해뒀다가 후에 며느리 앞에서 다시 불렀다.

이처럼 전문가는 아니어도 단원들이 어울려 ‘은혜의 드라마’를 쓰다 보니 어느새 문화사역자로 설 수 있었다. 8년 전부터 단원들은 매 주일 하 목사와 함께 강단에 섰다. 설교에 앞서 스킷 드라마로 그날의 메시지를 미리 전하고, 설교 후에는 워십댄스로 말씀을 마무리했다.

창작뮤지컬 ‘하늘이여 땅이여’ 정기공연을 10일 앞둔 15일, 하늘빛하늘샘교회 본당은 평화로운 숲 속에 온 듯한 풍경이었다. 남성 단원들이 직접 그려 꾸민 무대에서 여성 단원 5∼6명이 물동이를 안고 안무를 맞추고 있었다. 무대 뒤편은 소품실이자, 대기실이다. 한쪽에는 의상실이 있어 막바지 단원들의 의상 점검이 한창이었다.

하늘빛하늘샘교회에 출석하는 청장년 성도는 350여명. 이 중 빛샘선교단 100명의 성도들은 매일 교회에 나와 전도를 위한 열정의 무대를 만들고 있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