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수씨 무죄 판결 “국민들 관심 없었다면…”

입력 2010-10-17 22:00


“아빠, 아세요? I’m free. 아빠,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17일 새벽 1시(한국시간) 한지수(27·여)씨가 인터넷 전화를 통해 아버지 한원우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아버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지수씨는 이날 오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심경을 밝혔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2년 만의 무죄 판결이 기쁘면서도 마음고생의 여파가 몰려온 듯했다. 그녀는 “재판 결과가 나왔을 때 실감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축하 인사를 받고 나서야 ‘무죄구나’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한씨에 따르면 무죄 판결에 이르는 과정은 마지막까지 첩첩산중이었다. 온두라스 검찰은 1심 재판에 무려 10명의 증인을 세웠다. 최후변론에 나선 한씨는 강한 어조로 검찰이 살인 혐의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일방적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한씨의 유죄를 입증할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수사 역시 미흡했다”며 한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씨는 “국가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줘 매우 감사하다”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므로 이 기회에 정부가 재외국민 보호에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 한씨 역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비상식적인 일들이 이어져 지수가 희망을 상실했었다. 가족들로서는 안타까운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그간의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국민 모두 관심과 사랑을 갖고 지켜봐주셔서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며 “신경 많이 써준 정부에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