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의 생명으로 살기
입력 2010-10-17 19:06
이사야 7장 14∼16절
생명(生命). 이 얼마나 고귀한 말입니까! 생명이라는 말이 고귀한 것이 아니고, 생명 자체가 고귀한 것이기에 그 말을 듣기만 해도 숭고해집니다. 사방이 인공적인 것에 압도당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온 세상천지가 결코 인위적일 수 없는 생명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유는 내가 생명인 까닭입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는 매 순간 죽음을 넘어서는 생명으로 충일합니다. 그렇기에 생명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명은 구체적이며 현실적입니다. 생명이 몸에서 시작하고 몸으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몸으로 존재하고 몸으로 삽니다. 그리고 우리 몸은 언제나 다른 몸들과 함께 존재합니다. 그래서 몸과 몸이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아픔입니다.
몸과 몸이 함께함은 인간들 사이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임마누엘이란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몸’으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는 이 땅에 몸으로 와서 몸들과 함께 하시다가 그 몸들을 위해 자기 몸을 버리셨고 다시 몸으로 부활하셨고, 승천하셔서 그 몸으로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옛 약속과 새 약속을 이어주는 임마누엘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역을 드러내는 데 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성육(成肉)은 인간이 몸으로 살고 몸을 이루며 산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사랑으로 존재하는 하나님의 방식이며 생명입니다. 우리는 매일 우리 눈으로 보고 서로 만나서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그래서 인간창조는 몸에 관한 이야기이며, 몸에 기초한 인권선언이기도 합니다. 몸으로 지음 받은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그(그녀)에게서 주님의 영광을 보고, 또 그래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맞이하는 그 사람, 그 생명을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과 모습대로 지으셨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곧 하나님과 함께함입니다.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과 함께하지 않는 그것이 곧 하나님과 함께하지 않는 것입니다.
당신은 하나님을 믿습니까? 설령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 해도 과연 하나님이 당신과 함께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교회가 아무리 많고 기독교인이 아무리 많아도 생명으로 함께하는 하나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의 존재방식을 모르면 소용이 없습니다. 교회라든가 기독교라든가 하는 그런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함께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을 아는 것이고,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사는 것입니다.
에스겔 37장에 보면 납득할 수 없는 참담한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마른 뼈만 남은 광경을 봅니다. 몸이 몸을 파괴하고 해체한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하지 않은 인간은 이제껏 몸을 해체하는 생명파괴를 저질러 왔고, 지금도 그런 일들을 세계 도처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생명 창조를 지향하는 임마누엘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범죄입니다.
예수는 몸으로 살면서 몸들에 의해서 학대받고 고통당하는 인간들을 위해서 몸으로 오셨습니다. 그래서 ‘임마누엘’입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은 몸으로 몸을 섬기는 것입니다. 인간이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남을 섬기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아름다운 몸이 어떤 것인지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몸 존중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당신의 하루도 아름다운 몸의 활동, 하나님의 생명 역사가 일어나기 바랍니다.
이종윤 부산진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