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기 힘든 만성 통증 ‘신경 자극술’ 효과
입력 2010-10-17 17:38
‘행복 전도사’ 최윤희씨가 최근 류머티즘의 일종인 전신성 홍반성 낭창(속칭 루푸스)의 합병증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 무려 700여 가지 통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류우마네트워크 민도준 원장은 17일 “류머티즘 환자들이 겪는 통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 일반인들이 그 고통의 깊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최근 각종 통증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신약들이 속속 나오고 있고, 각종 신경자극술을 이용한 치료법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치료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통증 치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뜻밖의 사고 또는 수술 후 겪는 만성 통증 증후군과 최씨의 경우처럼 원인이 확실치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통증이다.
국내 의료계는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제가 잘 안 되는 이런 난치성 통증의 경우 미세 전류를 흘려 통증 신호를 바꿔주는 신경자극술로 관리한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척수신경 손상으로 하반신 쪽에 극심한 통증이 지속될 때는 척수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주는 척수신경 자극기(SCS)를 심어 통증 전달 신호를 다른 신호로 바꿔주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척수는 말초신경에서 느낀 통증 등의 감각을 뇌에 전달한다. 따라서 이런 통증 신호를 다른 자극 신호로 바꿔주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
척수신경 자극술은 특히 허리와 다리 부위의 난치성 통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한경림 교수는 “난치성 요통 때문에 척수신경 자극술을 시술 받은 환자 두 명중 한 명이 최소 50% 이상 통증 경감 효과를 경험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굵기 2㎜, 길이 20∼30㎝ 정도의 SCS는 국소마취 후 주사바늘에 실어 통증 유발 신경 부위로 삽입한다. 이 경우 SCS는 체내에 삽입된 후 우리 몸의 통증 신호 전달 체계에서 통증을 느끼는 신경을 억제함은 물론 신경계 고유의 통증 억제 기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류머티즘으로 인해 전신에 걸쳐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통증 뿐 아니라 관절염 요통 오십견 등의 근·골격계 통증 치료에 폭넓게 쓰이는 스케나(SKENA) 요법도 최근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케나요법이란 TV 리모컨만한 크기의 작은 전기자극기로 전신 18군데 압통점(피부를 누르면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주기적으로 미세 전류를 흘리는 방법으로, 자가 치유를 도모하는 치료법을 가리킨다.
치료를 받을 때 특별한 통증이나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누구든지 부담 없이 시술 받을 수 있다는 게 이 치료법의 가장 큰 장점. 다만 치료 기간이 한 달 반 내지 두 달로 조금 길고, 병원도 자주 방문해야 하는 것이 흠이다.
민 원장은 “뚜렷한 효과를 보기 위해선 주 2회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 한 번에 30∼40분씩 주기적으로 총 10∼15회 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