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비염의 한방요법
입력 2010-10-17 17:37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 졌다. 아침저녁으로 10도 이상 일교차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엊그제는 강원도 지역에 첫 결빙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 때문인지 요즘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비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거의 모두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급성비염에 걸렸거나 만성비염이 새로 도진 환자들이다.
일명 코감기로 불리는 비염으로 코가 막히면 코로 숨을 쉬는 것이 힘들어져 입 호흡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할 경우 얼굴 모양이 길게 변형될 수도 있으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게다가 급성비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비염으로 발전해 향후 만성비후성비염, 결막염,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등이 함께 걸릴 위험까지 커지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콧물, 코 막힘, 재채기 등의 비염 증상은 찬 기운이 폐에 들어가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비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찬 바람을 피하고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면역력을 증강시켜 체내 기혈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급성비염의 뿌리를 완전히 뽑지 못해 만성화된 비염은 잦은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즉시 병원체를 퇴치하는 적절한 치료를 하고 영양 및 면역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래야 당장 비염 증상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향후 재발 위험까지 막아 치료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비염의 한방요법은 한약과 침, 뜸 위주로 이뤄진다. 문진과 맥진(맥박의 변동을 살피는 진찰 행위)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뒤 체질과 증상에 따라 각각 처방한다. 이 때 주로 쓰는 한약은 형개연교탕, 소청룡탕, 보중익기탕 등의 탕약들로, 코와 폐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피곤함을 막는 작용을 한다.
코 주위나 콧속의 혈(穴)자리에 에 침을 놓는 침 치료도 콧속의 기혈 순환을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뜸은 보통 복부에 놓는데, 장을 보호하면 폐 기능이 개선된다는 한의학 원리를 따르는 것이다. 실제 비염에 자주 걸리는 환자들은 폐와 대장 기능이 함께 안 좋은 경우가 많다.
콧물과 코 막힘, 재채기 등의 비염 증상은 흔히 낮보다 밤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평소 생활 속 예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코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선 적절한 실내 습도(45%)와 온도(18∼20도)를 유지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통한 충분한 영양 공급 및 휴식, 수분 섭취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흡연, 공해, 스트레스 등을 피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아이앤맘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