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힘 넘친 SK, 힘 빠진 삼성 압도했다…KS 1차전 9-5로 승리

입력 2010-10-16 00:12

SK는 역시 강했다. SK가 투타에서 삼성을 압도하며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반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천신만고 끝에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은 불펜의 난조로 눈물을 떨궜다.



SK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김재현과 박정권의 활약으로 삼성을 9대 5로 물리쳤다. 기선을 제압한 SK는 이로써 한국시리즈 통산 3회 우승의 청신호를 밝혔다. 지난해까지 치러진 26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21차례나 정상에 올라 우승 확률 80.8%를 기록했다.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SK의 캡틴 김재현(35)은 결승타 등 3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SK는 1회부터 선취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정근우가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1루로 걸어가자 3번 박정권이 안타를 때려 1사 1, 3루를 만든 뒤 이호준이 적시타로 1점을 먼저 따냈다. SK는 3회에도 박정권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만들어 2-0으로 앞서나갔다.



삼성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은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4회까지 피안타 1개에 삼진을 무려 8개나 잡아내는 호투를 펼치던 SK 선발 김광현이 5회초부터 갑자기 제구력이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 삼성은 선두타자 진갑용의 볼넷과 신명철의 2루타, 강봉규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이영욱의 희생타와 상대 폭투, 박한이의 안타로 3점을 뽑아내 전세를 금방 역전시켰다.



김성근 감독은 결국 김광현을 내리고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려 급한 불을 껐다. 6타자 연속 삼진을 잡으며 기분좋게 출발한 김광현은 5회초에만 폭투 1개와 볼넷 3개를 남발하며 자멸했다.



하지만 SK의 힘은 역전당한 바로 다음 나왔다. SK는 2-3으로 뒤진 채 맞은 5회말 선두타자 정근우가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역전의 서막을 알렸다. 해결사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재현이었다. 김재현은 2사 만루 찬스에서 상대 오승환의 공을 그대로 끌어당겨 5-3 재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6회초 곧바로 강봉규가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또다시 1점차로 따라붙었지만 SK에는 김재현 외에도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박정권이 있었다. 박정권은 6-4로 앞서던 6회말 1사 2루에서 삼성 이우선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며 삼성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불펜이 난조를 보이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하지만 김광현, 정우람, 정대현, 송은범 등 SK ‘벌떼 마운드’를 상대로 타선이 홈런 2개를 포함해 5득점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16일 오후 6시에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선발은 이승호(SK·37번)와 차우찬(삼성)이 나선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