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회장, 주식 14만8800株 차명관리”

입력 2010-10-16 01:00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15일 이호진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 주식 14만여주를 100여개 차명계좌로 관리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전직 그룹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이 태광산업 주식 14만8800여주(시가 1530억원)를 친인척과 전·현직 임직원 100여명의 명의로 20년 넘게 소유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주식들은 계좌당 158~1만690주씩 잘게 쪼개져 있고, 명의자가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질권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이 회장 것으로 추정되는 그룹 계열사 고려상호저축은행의 한 계좌에서 3000억~4000억원의 현금이 움직인 흔적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주식과 현금이 1997년 재산 상속 과정에서 비자금으로 조성돼 케이블 방송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박윤배(53)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이 회장은 상속 재산을 차명 소유하는 방식으로 최대 1조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이는 현재 차명 주식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대표는 “태광그룹은 케이블 방송 확장에 걸림돌이었던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위해 2006년부터 치밀한 로비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밤 네팔에서 급거 귀국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