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좌익 맞대결’… SK 왼손투수 즐비-삼성 왼손타자 주축

입력 2010-10-15 17:54

올해 한국시리즈는 SK 좌완 투수진이 열쇠다. SK는 좌완 투수들이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삼성은 SK 좌완들을 어떻게 돌파할 지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정규시즌 다승왕인 에이스 김광현과 이승호, 전병두, 정우람 등 상대 타선을 제압할 수 있는 좌완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맞선 삼성은 플레이오프 MVP인 박한이 외에도 최형우, 채태인, 이영욱 등 왼손 타자들이 주축이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SK에는 좋은 왼손 투수가 많기에 이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원론적으로는 SK의 우세가 예상된다. ‘좌타자는 좌완투수에게 약하다’는 야구계의 통설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의 좌타라인은 지난 정규시즌에서 이런 통념을 실증이라도 하듯 SK 왼손투수와 대결에서 고전했다. SK 에이스 김광현의 경우 삼성 왼손 타자들에게 특히 강했다. 채태인은 시즌 타율이 0.292로 3할에 가깝지만 김광현을 상대로 6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타율이 0.272였던 이영욱도 김광현과는 4차례 맞붙어 삼진 3개에 볼넷 1개를 얻는데 그쳤다. 박한이도 시즌 타율이 0.301이지만 김광현에게는 8타수 1안타로 타율 0.125에 그쳤다.

SK 이승호(배번 20번)도 삼성에 강했다. 올해 삼성전 8경기에서 8¼이닝을 던졌고, 1승 무패 2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삼성전 평균자책점도 2.79로 올해 평균자책점(4.22)을 훨씬 밑돈다.

이 때문에 선 감독은 SK 좌완 라인을 무너뜨리기 위해 박석민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채태인-박석민-최형우로 이어지는 삼성의 클린업트리오 중에서 박석민이 유일하게 오른손 타자이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진갑용과 박한이가 잘해줄 것이지만 결국 박석민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민은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188(16타수 3안타)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상태다. 또 SK 좌완들에게도 강하다. 박석민은 올 시즌 김광현을 상대로 볼넷 2개를 포함해 9타수 3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강했다. 이승호에게도 5타수 2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은 박석민이 선봉에 나서 오른손 타자인 김상수, 조동찬 등과 협공을 벌일 경우 SK 좌완투수진도 무너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연 어느 팀이 막고 뚫어야하는 싸움에서 최종 승리자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