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소나무 200여그루 훔쳐 16억 챙겨
입력 2010-10-15 18:12
서울 서초경찰서는 시가 수억원에 달하는 희귀 소나무 수백 그루를 몰래 채취해 팔아넘긴 혐의(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김모(35)씨를 구속하고 일당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12월 초 경북 영주의 사유림에서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소나무 3그루를 캐내는 등 2008년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경북 일대에서 소나무 200여 그루를 훔쳐 16억여원을 챙긴 혐의다.
김씨 일당은 수령 100년 이상의 특수목(야산 암반지역에서 자라는 100∼150년 이상 된 소나무)을 찾아 사진을 찍어오는 ‘찍새’, 나무를 캐내는 ‘굴취책’, 훔친 나무를 옮겨 심어 관리하는 ‘보관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굴취책은 나무가 훼손되지 않도록 소나무를 뿌리째 뽑아 썰매에 태워 옮겼다. 이를 위해 굴착기로 산에 500m∼1.5㎞ 길이의 도로를 만들기도 했다. 이때 경제적 가치가 크지 않은 소나무들은 가차 없이 훼손했다.
경찰은 “생김새가 독특해 시가 6000만원을 호가하는 ‘쌍관’(가지가 크게 두 방향으로 갈라진 소나무) 등 희귀목 20여 그루가 운반·판매 과정에서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씨 일당은 또 대구팀 구미팀 의성팀 등으로 굴취단을 나눠 활동하고, 범행이 발각되면 다른 사람을 고용해 진술을 하는 방법으로 처벌을 피해왔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