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석달째 동결… 환율전쟁 부담에

입력 2010-10-15 00:19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환율전쟁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면서 채권 금리가 폭락,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우리나라의 환율정책을 비판한 일본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금통위는 14일 정례회의에서 연 2.25%인 기준금리를 이달에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7월에 0.25% 포인트 인상된 이후 3개월째 제자리에 머물렀다.

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주요국 경기 및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이 우리 경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8~9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당시와 비교해 환율의 변동성 확대 부분이 새로 추가됐다. 최근의 환율전쟁이 금리 동결의 요인이었음을 내비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이 경기 부양을 위해 환율 방어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내외 금리 차 확대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다시 환율이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을 우려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채 등 채권 금리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20% 포인트 폭락한 3.08%에 거래를 마쳐 2004년 12월 7일의 3.24%의 저점 기록을 깼다. 환율 하락세 제어를 염두에 둔 금리 결정이었지만 이날 환율은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80원 내린 1110.90원에 마감했다.

한편 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특정 나라가 일방적으로 (다른 나라의 환율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일본 정부 인사의 발언을 비판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전날 “한국이 환율시장에 빈번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켰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