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 환율 언급 부적절”… 김중수 한은 총재, 일본에 일침

입력 2010-10-14 21:29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특정국가가 남의 환율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출입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기는 하지만 한국 환율정책을 비판한 일본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환율전쟁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면서 채권 금리가 폭락,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금통위는 14일 정례회의에서 연 2.25%인 기준금리를 이달에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7월에 0.25% 포인트 인상된 이후 3개월째 제자리에 머물렀다.

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요국 경기 및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이 우리 경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8∼9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당시와 비교해 환율 변동성 확대 부분이 새로 추가됐다. 최근의 환율전쟁이 금리 동결의 요인이었음을 내비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이 환율 방어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내외 금리 차 확대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다시 환율이 하락하는 악순환을 우려했다”고 해석했다.

특히 김 총재는 “환율은 복수의 나라가 관계된 사안인데 특정 나라가 일방적으로 (다른 나라 환율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이 환율시장에 빈번히 개입하고 있다”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의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20% 포인트 폭락한 3.08%에 거래를 마쳐 2004년 12월 7일의 3.24%의 저점 기록을 깼다. 환율 하락세 제어를 염두에 둔 금리 결정이었지만 이날 환율은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80원 내린 1110.90원에 마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